그곳에 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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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그 곳에 나는 있었다 (4) – 당신이 보기에

수열과횡령 2014. 9. 25. 06:52

그 곳에 나는 있었다 (4) – 당신이 보기에

 

6시간의 시차. 하지만 문제 없음을 느끼는 것은, 머나먼 이국에서 문제 없이 적응 할 수 있도록 야근으로 미리 훈련을 시켰기 때문이리라. 감사합니다. 회사님.

도하에서쪽으로 20여킬로 떨어진 알 와크라(Al Wakrah)라는 도시.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을 내부 인테리어가 채 끝나기도 전에 부랴부랴 빌려 입주하였다. 덕분에 사무실은 깨끗하지만, 인터넷도 없고 자재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

이 건물은 중앙냉방을 실시하는데, 온도 조절이 안되어 에어컨을 켜는 것, 끄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다. 에어컨이 너무나 세서 사람들이 실내에서 전부 긴 소매 옷을 입고 있을 정도. 듣기로 카타르는 전기가 남는 나라여서 이웃 나라로 전기를 수출하기도 한단다. 낮에도 가로등이 환한 나라. 산유국의 위엄. 한국에서는 전력수급 비상, 에너지 절약을 외치고 있는데 참 대조되는 풍경이다.

 

더운 나라이어서 그런지, 흰색을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곳의 건물들은 대부분 하얀색 이다. 통일감 있는 나라. 그래도 요즘 지어지는 건물들은 조금 더 현대 양식에 가깝다고나 할까? 콘크리트가 귀한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주로 조적(벽돌) 건물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또 고층 건물들이 없고 주로 저층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차고에 있는 스포츠 카들이 인상적이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사막이 펼쳐진다. 사무실에서 캠프로 가는 길. 도로 곳곳에 낙타주의 표지판이 서 있다. 낙타가 키가 크기 때문에 차와 사고가 났을 경우 낙타가 차 쪽으로 넘어져 특히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낙타를 보았냐고 인도인 운전기사에게 물으니 옛날엔 낙타가 실제로 이 곳을 지나다녔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혹자는 중동에서 일하게 된 것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기회의 땅 / 끝 없이 펼쳐진 사막. 산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평한 이 곳.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지만필자는 아직도 열사의 사막 위를 느릿느릿 걸어가는, 고독하고 지혜로운 붉은 낙타를 찾는다. 신기루 같은 삶이라도, 언젠간 실제 할, 어딘가엔 존재 할, 오아시스를 찾아서. 당신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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